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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같은 생생한 사운드, 완벽한 타이밍과 위상을 갖춘 스피커 Vandersteen Treo CT


Vandersteen Audio, Treo CT

간단한 질문 하나만 해보자. 당신은 인위적인 사운드 대신 실제 같은 생생한 사운드에 익숙한 오디오파일(audiophile)인가? ‘예’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밴더스틴 오디오(Vandersteen Audio)를 만나보라. 밴더스틴 오디오의 Treo CT 스피커는 중간 정도 크기의 톨보이 스피커로, 밴더스틴 오디오의 중가형 제품 라인을 담당하고 있다. Treo CT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오디오 시스템에 엄청난 도전장을 던진 음악의 숭배자라고 말하고 싶다. 제 아무리 복잡한 음악이라도 Treo CT를 만나면 유려하게 흘러가며, 음악의 분위기, 하모닉스, 크고 작은 디테일까지 화려하게 빛나게 되니 말이다.

Treo CT의 실루엣은 밴더스틴 애호가들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오디오파일을 자처해온 이들에게도 익숙하다. 클래식한 외관! 기울어진 앞면 배플, 완벽한 타이밍을 제공하는 드라이버, 평행하지 않은 옆면이 아래로 흘러 넓고 깊어지는 캐비닛 모양새 등은 틸(Thiel), 아발론(Avalon), 락포트(Rockport), 윌슨 오디오(Wilson Audio) 뿐만 아니라, 최근 등장한 라이언 오디오(Ryan Audio)와 비슷하면서도 매우 다르다.

Treo CT는 4웨이의 톨보이형 스피커로, 베이스 리플렉스형 인클로저를 채택하고 있다(싱글 다운파이어링 포트). 밴더스틴의 Quatro Wood CT 모델과 동일한 구조, 트랜스듀서를 사용하며, 고성능 베이스 시스템 또한 갖췄다. Treo CT의 ‘CT’란 카본 트위터를 의미한다. Model Seven 플래그쉽 스피커를 위해 처음으로 개발된 드라이버로, 이후 Model Carbon 5A으로 이동했고 현재는 CT모델에 사용된다. 밴더스틴의 카본 드라이버 콘은 메탈 드라이버 같이 높은 선형성을 제공하지만, 메탈 드라이버에서 흔히 나타나는 인위적인 사운드, 착색을 찾아볼 수 없다.

또한, Treo CT는 밴더스틴의 명성에 걸맞게 타이밍, 위상을 완벽하게 전달한다. 임피던스 보상형 1차 크로스오버(역자 주 – 6dB/옥타브의 기울기를 갖는 크로스오버. 이상적인 크로스오버라 불린다)는 무반향실에서 개별적으로 제작된다. 크로스오버 포인트는 80Hz, 900Hz, 6kHz이다. 또한, 1차 크로스오버 디자인 덕분에 구동 범위와 다이나믹스가 뛰어나다. 미로형(트랜스미션 라인) 캐비닛 내부에 CT 트위터와 밴더스틴의 ‘무반향’ 4.5인치 미드레인지 드라이버가 사용되며, 뒷면의 에너지를 캐비닛 내부로 분산시켜 콘 뒷면으로 직접 에너지가 미치지 못하게 하는 덕분이다. 미드/베이스 드라이버는 6.5인치의 세 갈래로 짜인 섬유 콘을 사용하며, 베이스는 긴 형태의 8인치 포트형 카본 우퍼를 사용한다.  

밴더스틴은 좁고 견고한 인클로저를 ‘최소 배플’ 설계 방식이라 일컫는다. 이러한 형태는 사운드의 회절과 불안한 타이밍을 최소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한마디로 ‘엄청나게 견고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밴더스틴은 ‘캐비닛 안의 캐비닛’이라는 독특한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바깥의 MDF 인클로저 안에 또 다른 MDF 캐비닛을 적용하고 있는데, 점성이 있는 재질의 진동판이 공진을 감소시키는 형태이다. 밴더스틴은 이러한 재질에 관해 “일반적으로 매우 진기한 재료를 사용해야 캐비닛이 조용해지지만, 정확한 측정치가 밴더스틴의 캐비닛 또한 매우 조용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자사는 Model Seven MK II 플래그쉽 스피커에 사용된 것과 같은 고가의 물질, Model 5A Carbon에 사용된 멀티 레이어 방식과 뛰어난 기술력을 결합해, 보다 더 조용한 캐비닛을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상하게도 Treo CT에는 바이 와이어링, 싱글 와이어링을 위한 멀티웨이의 바인딩 포스트 대신 터미널 플레이트가 사용되는데, 이는 단자의 옵션, 단자 처리 되지 않은 케이블, 스페이드 단자 사용을 제한한다. 하지만 밴더스틴은 “배리어 스트립 단자는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보드에 직접 결합되어 시간이 지나도 산화되지 않아 견고한 연결을 보증합니다.”라고 말했다. 밴더스틴은 크로스오버 보드에 직접 와이어링하는 방식을 취한다면 스피커 내부 전체를 연결하는 방식을 피할 수 있으며, 이는 음향적으로 큰 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Treo CT의 그릴에 대해 한번 이야기 해보자. “건드리지 말라!”는 말을 좀 부드럽게 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Treo CT의 그릴은 탈착식이 아니다. 그냥 그 자리에 놔두고 사용해야 한다. 오디오파일의 법도에는 어긋나는 일 일수도 있겠지만, 이 그릴은 그냥 평범한 그릴이 아니다. 순전히 직물로 된 진동판을 사용한 얇고 저급한 프레임이 아니라, 배플의 일부로 보는 것이 낫겠다.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맞춰야 퍼즐이 완성되듯 이 그릴 또한 스피커 인클로저를 완성하는 마지막 조각이다. 청음 시에 그릴을 벗겨내고 듣는 것이야 자유겠지만 장담컨대 후다닥 그릴을 다시 끼우게 될 것이다. 필자의 소견으로 Treo CT의 그릴은 공간감과 음악의 일관성을 창출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또한, 설치 가이드가 스피커 위치 선정에 대해 명료하게 설명해주며 최적화를 위한 그래프를 제공한다. 조절 가능한 견고한 콘 받침대는 미세 조정을 도와준다.

Treo CT는 뛰어난 밸런스, 뉘앙스, 일관성을 제공하므로 마치 풀레인지 스피커를 듣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청음 시 가장 먼저 확장된 베이스를 느낄 수 있지만 과도하게 무겁거나 답답하지 않다. 외려 네 개의 드라이버 구조를 의심케 하는 ‘가벼운’ 사운드가 들려온다. 음색적으로는, 따뜻하고 중립적인 사운드를 갖춰 건조한 스튜디오 모니터 타입 스피커와 대조적으로 보인다. 또한, Treo CT는 듣는 이에게 강요하지 않으며 그저 미드레인지에 차분히 빠져들게 한다. 매우 겸손한 방식으로 디테일의 미세한 골짜기까지 표현하며 관심에 목이 말라 고역을 과도하게 내뿜지 않는다. 예를 들자면 밴더스틴이 내뿜는 고역은, 유연한 공기를 가득 품고 루터(John Rutter)의 Requiem에 녹음된 코러스를 방 안에 아름답게 흩뿌린다. 각 솔리스트의 사운드가 선명하게 구분되며 코러스의 가운데에 정확하게 위치해 음악이 고조될수록 더욱 디테일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카본 트위터에는 달콤함이 감돌며 거의 완벽에 가까운 치찰음을 구현한다. Treo는 불안정한 음역대에서도 노라 존스(Norah Jones)나 홀리 콜(Holly Cole)같은 독보적인 가수의 음악을 지글거리는 사운드 없이 전달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뛰어나다고 여겨지는 트위터들에 사용된 물질이 착색을 유발하며 부정확한 디테일을 갖는 것과 비교하면, CT의 무기는 놀랍도록 선명한 고역의 해상도라고 할 수 있다. 피아노의 과도응답과 방대한 다이나믹스가 강력하게 다가오며, 무거운 손이 피아노를 내려칠 때 공격적이게 들려야 하는 사운드 또한 의도한 그대로 강렬하게 들리지만 절대로 듣기 싫게 바뀌지 않는다. 하모닉스는 마치 구름처럼 청음 공간을 떠다닌다. CT의 트위터는 청음자로 하여금 스피커 자체가 아닌 음악에 관심을 갖게 한다.

Treo CT의 색채는 마치 팔레트 위에 넓게 펼쳐진 물감과도 같으며 음색의 대조 또한 선명하게 표현된다. 사실 CT는 더 복잡한 음악을 재생할수록 행복해 보인다. 금관악기 앙상블이든 클래식 챔버 그룹이든, 또는 타악기 섹션이든 간에 모든 음들이 정확한 타이밍에 제각기 개성을 뚜렷하게 드러내며 미세한 정보까지도 알 수 있게 한다. 게다가 바이올린, 비올라 같은 현악기가 가진 각자의 악센트, 다양한 종류의 기타의 특성을 정확히 구분해낼 뿐만 아니라 대극장 같이 큰 장소에서부터 응접실만한 작은 장소까지 음악이 재생된 곳의 특성마저 알게 해준다.

코플런드(Copland)의 웅장한 ‘Fanfare For the Common Man’을 재생했다. 이윽고 저역의 뛰어난 해상도와 풍부한 음악성에 압도당하고 말았다. 팀파니, 베이스 드럼의 에너지가 필자의 청음 공간에 분화구를 남겨놓고 갈 정도는 아니었지만, 포트 노이즈를 찾아볼 수 없었다. ‘Appalachian Journey에 수록된 곡을 재생했을 때는 첼로와 베이스 비올의 바디가 전달하는 따뜻하고 디테일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엄청나게 무르익은 사운드로 다가오진 않았는데, 필자가 이 음악이 얼마나 풍부한지 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앞서 언급했듯 밴더스틴은 30Hz보다 낮은 옥타브를 재생할 때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청음 과정을 거칠수록 단 하나의 감정만이 남았다. 마치 스피커에 중독된 듯 Treo CT에 관한 기대감이 끝없이 부풀었다. 필자를 이렇게 만든 요소는 Treo CT의 ‘일관적인’ 음악성이다. 사실 이러한 면모는 하이엔드 세계에서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 멀티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스피커는 발에 채일 정도로 많지만, 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데는 종종 실패한다. 각 드라이버가 앞다투어 제 목소리를 내는 통에 듣는 이가 드라이버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Treo CT는 2웨이 방식을 사용하는 컴팩트 스피커와도 같은 방식으로 노래한다. 3차원의 공간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사운드의 원천을 숨겨버리는 것이다. Treo CT는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물론 2웨이 방식보다 주파수 스펙트럼에서 훨씬 균형 잡힌 사운드이다)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Ninth를 광대하게 표현한다. 넓게 펼쳐지는 공간감 덕분에 타악기가 재생되면 뒷벽을 바라봐야 했고 코러스는 강렬하게 떠올랐다. 공간을 정확하게 정의하는 능력은 타이밍과 위상을 1순위로 여기는 밴더스틴의 철학에서 오지만, 캐비닛과 포트의 역할도 있다. 하지만 Treo CT의 캐비닛이 일관적인 음악을 재생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알기 위해서 끊임 없는 테스트가 필요하진 않다. 그저 딕 하이먼(Dick Hyman)의 ‘Moonglow’를 재생해보라. 최소한의 요소를 사용한 캐비닛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착색이 나타나지 않으며, 각각의 악기들을 바로 옆에서 듣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피아노, 금관악기, 베이스라인, 심벌즈… 모든 악기가 청음 공간에 자신의 존재감을 새겨 넣는다.

Treo CT라는 즐거운 경험에 ‘시각’을 배가해보자. 교향악의 깊은 색채, 뛰어난 공간감이 고전 영화의 파노라마처럼 다가온다. 가격대에 상관 없이 정말 극소수의 스피커만이 방 구석구석에 정확한 음장을 표현할 수 있는데, Treo CT가 자랑스럽게 그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마치 비할 데 없이 선명하고 무한대의 포커스 기능을 갖춘 카메라로 촬영한 듯, 연주자와 연주자를 정확히 구분하며 오케스트라의 각 파트를 선명하게 그려낸다. 음장과 분위기를 중립적인 성향으로 표현해 독특한 영화같이 그려지는 것이다. 근래의 디지털 기술이 더 차갑고 딱딱한, 초현실적인 사운드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 비하면 Treo CT는 오케스트라 홀에서 직접 듣는듯한 더 유려하고 현실적인 음악을 구현해낸다. 마냥 부드러운 해상도는 아니지만 공기와 대기에 달라붙어 음악을 모든 공간에 퍼트린다.

필자는 Treo CT의 참된 매력이 클래식이나 어쿠스틱 음악에서 십분 발휘된다고 생각하지만, 의심의 여지 없이 팝이나 락 같은 장르에서도 뛰어난 경험을 선사한다. 플리트우드 맥(Fleetwood Mac)의 ‘Dreams’를 시작하는 미드베이스의 펀치, 격동적인 드럼을 들어보면 알 수 있다. 사실 가슴을 찌르는 듯한 일렉트로닉 음악 또한 필자의 선호 음악 중 하나인데, 비슷한 음장감의 윌슨 오디오(Wilson Audio)의 Sabrina 스피커와 비교해본다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유사한 성능을 즐길 수 있다. Sabrina 스피커는 물론 다른 매력이 있지만 저역이 더 넓지 않으며 다이나믹스가 떨어진다. 하지만 선명도와 해상도면에서는 비슷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리뷰를 작성하기 전에 Treo CT로 플레이 했던 팝 음악은 작별인사가 되었다.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자마자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가 향년 69세의 나이로 작고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Treo를 통해 그를 다시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Let’s Dance’ LP 한 장을 집어 들었다. 밴더스틴은 현명하게 슬픔에 대처했다. 묵직한 댄스 그루브를 파고들며 킥 드럼의 맥박을 따라가 스티비 레이 본(Stevie Ray Vaughan)의 타오르는 기타 솔로를 허공에 내던졌다. 색소폰의 비명은 아주 쉽게 가슴을 파고들었다. 보위의 풍부하지만 교활한 보컬은 관능적으로 가사를 훑었고, 이런 목소리가 어떻게 죽어버렸을까 생각했다.

세상에는 많은 스피커가 있다. 또한 많은 스피커를 접해봤다. 하지만 진짜 마음을 움직이고 살아있는 음악적 경험을 주는 스피커는 많지 않다. 얼마나 대단한 기술을 사용했는지 기술적인 지표만을 던져놓을 뿐이다. 이와 같은 스피커들이 잠시 동안 생동감 있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음악의 진가를 전달하지 못한다. 고작 수년간의 노력으로는 이러한 점을 개선할 수 없다. 하지만 밴더스틴 오디오는 관록을 직접 보여주는 노병이다. 단 한번만 Treo CT를 들어보면 얼마나 뛰어난 밸런스를 전달하는지 알 수 있다. 필자의 시각으로는, 당신은 어디서도 이 가격대에 Treo CT만큼 순수하게 음악을 전달하는 스피커를 살 수 없다.


출처: http://www.theabsolutesound.com/
번역 By Da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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