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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더스틴 2Ce Sig II 스피커: 밴더스틴의 시선, 시대를 횡단하다


밴더스틴의 시선, 시대를 횡단하다
Model 2Ce Signature II




변함없는 아메리칸 사운드의 상징


빠른 속도는 망각을, 느림은 기억의 지속을 부추긴다. 자고 일어나면 다른 기술과 세상이 펼쳐지는 지금 속도보다는 느림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 우리는 많은 것을 잊고 살며 원래 알고 있던 것의 원형이 무엇인지도 까먹고 살고 있다. 그때마다 새롭게 진실을 일깨워주는 사람이 있고 물건이 있다. 하이파이 오디오에서도 망각의 구렁텅이로 빠트려버렸던 것을 새삼 일깨우는 제품이 있다. 수십 년 동안 비교적 먼 시간 간극을 두고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알고 보면 그 수십 년의 세월이 무색하리만큼 익숙하다. 예를 들어 윌슨 오디오의 와트/퍼피 시리즈는 수십여 년간 모델 넘버만 바꾸어오며 롱런하고 있다. 3/2부터 5, 5.1, 6, 7, 8 그리고 결국 사샤로 이름을 바꾸었으나 이는 와트/퍼피의 새로운 출발이면서 모델 9즈음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오랫동안 모델명이 거의 그대로 보존되며 세월에 따라 조금씩 변화한 모델을 출시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대게 이런 제품은 취향과는 별개로 거의 완성형에 가까운 품질을 갖는다. 특히 그 제품이 음악이나 사진, 그림 등을 위한 제품이라면 제작자의 철학, 이상과 결부되어 단지 일상용품 이상의 가치가 투영되어 있다. 음악을 주제로 한 제품 중 스피커는 그중에서도 아마도 제작자의 음악 재생에 대한 철학을 가장 깊게 간직한 존재일 것이다.

윌슨과 마찬가지로 여기 또 하나의 아메리칸 사운드를 대표하는 존재가 있다. 바로 밴더스틴. 리차드 밴더스틴이 이룩한 쾌거는 무척 대단한 것이었다. 1977년 첫 번째 모델 2가 발매되었으니 우리나라 나이로 따지면 이제 불혹을 훨씬 더 넘겼다. 이후 2A, 2B, 2C 같은 후속기들이 발매되었고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뒤에 붙는 알파벳을 바꾸어가면서 롱런한 이유는 무엇일까? 화려한 디자인이나 엄청난 마케팅 비용도 없이 밴더스틴은 항상 미국을 대표했고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미국의 음악 애호가 곁을 묵묵히 지켰다. 새로운 신형이 나오면 팬들은 그대로 옮겨가면 그만이다. 밴더스틴에 길들여진 귀는 쉬 모험을 허락하지 않는다.


밴더스틴 디자인의 원형
 


수십 년 동안 거의 동일한 디자인으로 조금씩 발전시켜오면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스피커 모델 2. 변치 않는 사랑과 평판을 받아온 제품 뒤엔 반드시 이를 지속시켜온 훌륭한 사람이 버티고 있다. 리차드 밴더스틴이 그 주인공이다. 그의 철학은 1977년 모델 2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이미 당시에 너무나 혁신적인 설계 이론을 들고 나왔기도 했고 당시의 개발 결과는 현재도 여전히 통용되기 때문이다. 인클로저의 영향을 최소화한 미니멈 배플을 통해 유닛 자체의 소리를 가장 정확하게 전달하는 목표가 그것이다.

그의 가장 커다란 설계 원칙은 시간축 정렬과 위상 일치에 있다. 유닛 및 여러 소자들의 교체를 통한 새로운 버전 출시는 있었으나 설계 기조는 변함없이 굳건하다. 일단 전체적인 디자인이 특이하다. 네 개 철제 기둥을 설치하고 그 내부에 스피커를 가두어놓았다. 그 이유는 최소 배플을 유지해 각 유닛으로부터의 1차 배플 회절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다. 또한 전면에 설치한 트위터, 미드레인지, 베이스 우퍼의 위치를 각각 달리해 각 대역의 속도를 동일하게 맞추고 있다. 그는 최소한의 배플이 주는 장점을 가장 먼저 이론화하고 스피커에 적용한 인물이다.

두 번째로 위상에 관한 부분으로 리차드 밴더스틴은 오랫동안 이 부분에 연구를 거듭했다. 항공 우주 분야에서나 사용하던 Gen-Rad 2512 FFT를 처음 도입한 것도 그였음을 상기할 때 그의 집요함은 상상 이상이다. 아무튼 라우드 스피커에서 일어나는 위상 오류에 관해서 그는 크로스오버 디자인을 통해 해결했다. 옥타브당 6dB 슬로프에 1차 오더로 설계한 크로스오버를 통해 그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위상 일치를 만들어냈다. 크로스오버의 역할을 최소화하되 그로 인한 위상 왜곡도 함께 억제하겠다는 의지다.

 

 

모델 2의 현대적 부활 - 2Ce Signature II



2007년 최초로 선보인 2Ce Signature II 모델은 기존의 설계 이론과 구조를 거의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으나 소재 및 세부적인 부분에서 상당히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다. 우선 유닛을 살펴보면 1인치 구경의 알루미늄 돔을 사용하고 있으며 표면은 세라믹으로 코팅되어 있고 알루미늄 돔의 공진점을 피해 매우 정교하게 배플에 위치시켰다. 흥미로운 점은 인클로저를 두 개의 챔버로 격리시키고 후방을 트랜스미션라인 구조로 만들어 유닛 후방으로 방출되는 에너지를 거의 완전히 제거하고 있는 점이다.

그 아래 미드레인지는 4.5인치로 후면 반사파를 효율적으로 제거한 유닛이다. 다이캐스트 에어로다이내믹 바스켓 및 페로플루이드 보이스 코일 쿨링 시스템이 적용된 유닛으로 모델 3A 당시부터 진화시켜온 기술이 적용되었다. 맨 아래 위치한 8인치 우퍼는 미네랄이 함유된 폴리콘을 사용하고 다이캐스트 바스켓을 적용하고 있다. 두 겹의 보이스 코일을 사용하는 등 막강한 저역 구사 능력은 물론 효율적으로 공진을 제거하기 위한 설계다. 여기에 더해 저역 확장을 꾀하기 위한 밴더스틴의 노력은 무척 독창적인 방법으로 드러났다. 동일한 배플면에 추가로 베이스 우퍼를 장착하지 않고 하단 후면에 일종의 패시브 라디에이터를 장착했다. 이 유닛은 무려 10인치로 55Hz 이하 저역을 담당하고 있으며 본 스피커의 저역 한계를 +/-3dB 기준 29Hz 초저역까지 끌어내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2Ce Signature II 의 내부는 양모로 가득하며 전면 유닛 주변도 펠트 소재 등으로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 이를 통해 전면 배플로 인한 회절, 후면 주파수 방사로 인한 인클로저 내부의 공진 등을 효율적으로 제거한 모습이다. 또한 CNC 밀링 머신으로 가공된 MDF 가 상단과 하단을 견고하게 지지하고 있으며 그 주변을 그릴 천으로 또 한 번 덮어 내부를 보이지 않게 감싸고 있다. 그릴 천은 배플의 일부라고 할 수 있는 소재로 항상 덮고 사용하길 권한다.

총 네 개의 유닛을 투입한 2Ce Signature II 의 크로스오버 포인트는 80Hz, 600Hz 그리고 최종적으로 고역을 5kHz 에 끊은 3웨이 4스피커 구조다. 공칭 임피던스는 8옴이며 능률은 1m/2.83v 기준 86dB 정도로 발표되어 있다. 주파수 응답 구간 중 특히 저역은 유사한 크기의 플로어스탠딩에 비해 매우 깊은 편이다. 보편적인 측정 기준인 +/-3dB 기준 저역이 29Hz 까지 확장되며 고역은 29kHz 정도에서 멈춘다.

 

 

셋업 & 리스닝 테스트

시청은 청담동에 위치한 셰에라자드 제 1청음 실에서 이루어졌다. 스피커 사이 약 4미터, 좌/우 벽과 후면은 약 3미터 간격을 벌려 충분한 거리를 확보했다. 함께 매칭한 컴포넌트는 우선 앰프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컨스텔레이션 프리/파워 앰프 Preamp 1.0 및 Mono 1.0을 사용했다. 소스기기는 네임오디오의 NDX BT 에 XPS DR 전원부를 사용해 셋업했다. 볼륨은 약 25 정도에서도 넓은 청음실을 풍부한 음압으로 채울 수 있었다.


2Ce Signature II를 들으면서 가장 먼저 특징적으로 들리는 대역은 중역이다. 나는 항상 모든 스피커에서 중역을 가장 중요시하는데 그 이유는 명확하다. 거의 대부분의 악기들은 중역에서 만나기 때문이다. 2Ce Signature II 가 만들어내는 중역은 마치 밀크처럼 부드럽고 뽀얗다. 예를 들어 수산 웡의 ‘You’ve got a friend’를 들어보면 앰프가 6550이나 EL34를 사용한 것이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로 윤기 있고 부들거리는 중역을 들려준다. 이는 기존에 리뷰했던 Treo CT 에서도 동일하게 느꼈던 부분으로 특히 보컬 레코딩에서 두드러진다. 마치 충분히 숙성된 와인처럼 무게 있고 품위 있는 중역이다.


2Ce Signature II 의 전체적인 무게 균형은 중, 저역 쪽으로 차분하게 내려와 있어 흩날리거나 가볍지 않다. 오히려 중후한 쪽에 가깝다. 예를 들어 제프 백의 ‘Brush with the blues’같은 블루스 록에서 드럼 브러쉬는 차분하고 섬세하게 간질이듯 미끄러진다. 더불어 드럼의 낮은 저역 재생은 웬만한 광대역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를 압도할 정도로 풍부하며 슬램하게 떨어진다. 다소 회고적인 저역 재생 스타일인데 육중한 밀도감과 함께 평균적으로 넓은 면적에 걸쳐 넓게 퍼지는 저역을 구사한다. 또한 동적인 움직임에서는 여유 있으면서 크고 역동적으로 움직여 블루스 록의 늬앙스 표현에 제격이다.


아쉬케나지가 참여한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삼중주 2번을 들어보면 밴더스틴의 음색 적인 특징이 확연히 드러난다. 확실히 리차드 밴더스틴의 설계 아래 구축된 사운드는 빠른 스피드와 끝없이 올라가는 초고역의 쾌감, 정적이 흐르는 배경 등 최신 하이엔드 스피커의 그것과는 거리가 있다. 배음은 충분히 살려 음악적 정보, 하모닉스를 최대한 풍부하게 표현하며 근음은 굵직하다. 극단의 해상력을 원한다면 아쉬울 수 있으나 하베스 같은 스피커에서 듣던 달콤하게 롤오브된 고역을 좋아한다면 2Ce Signature II 의 낭랑한 중, 고역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단지 이런 음색 때문에 2Ce Signature II를 음색 중심형 스피커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예를 들어 한스 짐머의 다크 나잇 라이즈 메인 테마를 위시로 대편성 교향곡을 들어보자. 여러 다중 악기들로 구성된 대편성 레코딩에서 2Ce Signature II 이 펼쳐내는 무대는 시청한 셰에라자드 대형 청음 실을 가득 메울 정도로 입체적이다. 스케일이 크며 전/후 공간 활용이 뛰어나 스피커 뒤편에서 적막을 뚫고 발밑까지 돌진하는 타악기의 저역 타격감은 묵직한 쾌감을 준다. 또한 육중하며 커다란 보폭으로 움직이는 듯한 리듬감 덕분에 중후한 감동의 파동이 커다랗게 다가온다.

2Ce Signature II 의 고역은 무척 부드럽고 온건하다. 더불어 중역은 생긴 것과는 반대로 매우 말랑말랑하며 저역 쪽으로 내려가면 경쾌하고 묵직하다. 무척 남성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며 호쾌한 동적 움직임이 돋보인다. 예를 들어 RATM 의 ‘Take the power back’이나 메탈라카 등 순간적인 트랜지언트 응답이 요구되는 록 음악에서도 절대 들뜨거나 수선을 떠는 법이 없이 능수능란한 표현력과 펀치력을 선사한다. 든든한 중역을 중심으로 꽉 짜인 밸런스 아래 역동적이고 웅장한 사운드를 가감 없이 펼쳐내는 모습이다.

 

 

총평


밴더스틴이 창안해낸 스피커 설계 기법은 여타 메이커에서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독창적이다. 하지만 그의 이론과 일부 기법들은 현대 하이엔드 오디오 설계에 토대가 되었을 정도로 시간축 일치 및 위상 정렬 등에 대한 노하우로 가득하다. 이 때문에 독특한 디자인을 가지며 인터페이스에서도 몇 가지 특이점이 발견된다. 우선 후면 스피커 터미널은 플레이트 형태로서 바이와이어 및 모노 와이어, 바이앰핑 등에 따라 각기 다른 결선 방식을 요구한다. 또한 일반적인 바나나단자는 적용할 수 없고 말굽단자만 대응한다.

2Ce Signature II 후면에는 고역과 중역의 데시벨을 조정할 수 있는 컨투어 톤 콘트롤이 마련되어 있다. 이 또한 리스닝 환경에 따라 매우 요긴한 기능을 유저에게 부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스피커 셋업과 관련해 매뉴얼을 정독해볼 필요가 있다. 매뉴얼은 리스닝 포지션에 대해 심도 깊은 가이드를 포함하고 있다.

세팅에만 조금 공을 들인다면 2Ce Signature II 는 그리 어렵지 않게 훌륭한 소리로 보답할 것이다. 일반적인 비율과 디자인을 갖지 않았으나 그것은 곧 커다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100와트 이상 솔리드 스테이트 앰프라면 드라이빙 자체가 문제는 없을 것이며 초스피드의 D클래스든 A클래스 앰프든 전단의 특성을 솔직하게 표현해준다. 착색이 없고 밸런스가 탁월하기 때문에 모니터로서의 기능에도 충실하다. 적당한 매칭과 세팅을 찾는다면 2Ce Signature II 는 당신을 별다른 고민 없이 레코드를 들으며 음악에 전념하게 만들 것이다. 항상 거기 있었지만 세상의 속도에 지쳐 잊고 있었던 것. 밴더스틴은 그것을 다시 기억하고 회복시켜놓았다. 시대를 횡단한 밴더스틴의 시선이 2Ce Signature II에 짙게 드리워있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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